호찌민의 밤 클래식 선율에 물들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 “눈물 흘린 공연” 감동의 찬사 쏟아져

한베음악의 밤 121일 저녁 7시(한국시간 저녁 9시) 호찌민 음악대학에서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 소프라노 이화영, 경북도립 교향악단(지휘 이동신)이 함께한 ‘한-베 음악의 밤’이 펼쳐졌다.

클래식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390석의 호찌민 음악대학 강당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서서 관람하거나 돌아간 관객까지 700여명이 몰리며 대성황을 이루었다.

아시아 최초 쇼팽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인 베트남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 경북도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이화영’, 지휘자 이동신이 이끄는 경북도립교향악단 등 한국과 베트남 최정상의 음악가들이 펼친 무대는 호찌민 시민들을 감동시켰다.

1부는 경북도향의 연주 롯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인’ 서곡과 리아도프의 ‘8개의 러시아 민요’로 문을 열었다. ‘알제리의 이탈리아인’ 서곡은 작곡 당시 유럽 전역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얻은 롯시니의 10번째 작품이다.

이어 소프라노 이화영은 한국민요 ‘새야새야’,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 중에서 ‘신이여 평화를 주소서’를 노래했다 ‘새야새야’를 통해 한국 민요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신이여 평화를 주소서’를 통해 베트남 관람객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2부는 세계 3대 피아니스트로 손꼽히는 당 타이 손의 무대가 펼쳐졌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당 타이 손의 쇼팽을 기대하는 팬들을 위해 특별히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경북도향과 함께 선보였다. 이 곡은 쇼팽이 20세 무렵인 청년기에 쓴 곡으로 쇼팽의 곡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움과 그가 작곡할 당시에 품었던 순수한 감정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많은 이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예정된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의 ‘브라보’와 박수, 환호가 이어졌고, 당 타이 손은 앙코르 곡으로 쇼팽의 ‘왈츠 제3번 가단조 Op. 34-2’를 관객들에게 선물했다.

당 타이 손은 “한국의 연주자들과 많은 협연을 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베트남에서 한국 연주자들과 함께 협연할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에 너무 감동적”이라며 “한-베 수교 25주년을 맞아 이런 연주회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좋은 기회였고 행복하다”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선보였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로부터도 감동의 찬사가 이어졌다. 시각장애인으로 피아노를 전공하는 딸인 도 응엔 안 투(Do Nguyen Anh Thu, 15)양에게 최고 수준의 연주자들의 무대를 들려주기 위해 온 응우엔 티 화 홍(Nguyen Thi Hoa Hong, 39)씨는 “오늘 공연은 호찌민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공연으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인 공연이었다”며 “시각장애를 가진 딸이 장애를 딛고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해 갈 수 있도록 이런 무대를 많이 접하게 해주고 싶다”며 23일 하노이에서 열리는 당 타이 손의 공연에도 딸과 함께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찌민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테이 퐁(Tay Phong, 39)씨는 “한국 연주자들의 공연은 처음이었는데 소프라노 이화영씨의 무대에 큰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며 “경북도립 교향악단에서 여성 연주자가 큰 관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고, 호찌민에서 한국과 베트남이 함께 하는 무대를 보게 되어 감동스럽다”고 전했다.

한국과 베트남이 음악으로서 화합하고 교류할 수 있는 문화의 장 ‘한-베 음악의 밤’은 다음을 기약하며 감동의 무대를 마쳤다.

한편, 당 타이 손은 4세부터 프라하 음악원 출신의 어머니로부터 기초를 배우고, 베트남 음악원에서 공부를 한 후 모스크바 음악원으로 유학하여 연찬을 쌓은 피아니스트다. 소년 시절 베트남 전쟁의 전화 속에서 종이 건반으로 연습을 했다는 일화가 전해지며, 1980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우승하여 주목받았다. 구효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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