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거장 박대성 화백 ‘옥관 문화훈장’
“대한민국과 경북의 문화예술자산”, “신라문화 바탕 현대화 작업 쾌거”
독보적인 화풍으로 한국화의 세계화에 기여해온 박대성 화백이 ‘2020년 문화예술발전 유공자’로 문화훈장을 수훈했다.
문화엑스포(이사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솔거미술관 기증 작가인 한국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이 19일 옥관 문화훈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1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이번 수여식에는 박대성 화백을 비롯해 문화훈장 18명과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5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장관 표창) 8명,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문체부장관 표창) 5명 등 전체 36명이 훈장 및 표창장을 받았다.
옥관 문화훈장으로 서훈된 박대성 화백은 전통적인 소재와 기법을 통해 현시대를 드러내고 한국화 현대화에 이바지해온 점과 한국화 실경 산수를 독보적인 화풍으로 이룩한 점 등을 높게 평가받았다.
박대성 화백은 “기쁜 마음이 크지만 무거운 책임감도 함께 느낀다”며 “작품 활동을 하면서 늘 국가와 예술의 발전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해왔고 앞으로도 변함없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문화가 해야 될 일이 많다고 생각하며, 문화예술인의 한사람으로서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대성 화백은 2015년 작품 830점을 경주엑스포 솔거미술관에 기증하면서 솔거미술관 건립의 기초를 마련한 작가로 경주와는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1999년 경주 삼릉에 작업실을 마련해 천년고도가 전하는 아름다운 자연을 소재로 삼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 화백은 1945년 해방둥이로 태어나 6.25전쟁 중 부모를 여의고 자신의 왼쪽 팔을 잃는 등 어려운 시절을 겪었지만 그의 예술정신에는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스승을 찾아다니며 독학으로 전통 수묵화를 충실하게 익혔다.
1979년 수묵 담채화 ‘상림’이 중앙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탄력을 받았다. 1984년 가나아트센터가 전속 화가 제도를 실시한 후 최초로 계약한 작가로 이름을 올리며 한국의 실경산수화를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했다.
지난 5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원로작가 아카이빙 사업’에서 한국화가로는 처음으로 박대성 화백의 50년 화업을 정리한 디지털 아카이빙 영상을 선보였다.
칠순이 넘은 지금까지 700호가 넘는 대작을 거침없이 그려내는 그의 열정은 여전하다. 솔거미술관의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를 통해 신작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지역민과 국내외 관람객에게 웅장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문화엑스포 이사장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박대성 화백은 한국화의 세계화와 대중화에 크게 공헌해 온 대한민국과 경북의 문화예술자산”이라며 “박대성 화백 같은 거장이 경북에서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문화예술계와 경주엑스포 솔거미술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신라문화를 바탕으로 한 현대화 작업으로 이룬 박대성 화백의 훈장 수증은 쾌거가 아닐 수 없다”며 “솔거미술관과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경사이기도하여 이에 함께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방송국 PD와 출연자로 만나 30년간 우정을 쌓고 있는 공재성 다큐멘터리 감독은 “외로운 길을 묵묵하게 걸어온 끝에 한국화의 거장으로 국가적 인정을 받은 것을 축하드린다”며 “이번 수훈이 새로운 신호탄이 돼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예술문화 선도자로 우뚝 서시길 바란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한편 경주엑스포 솔거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승효상 동아대 석좌교수도 같은 날 건축부문 은관 문화훈장을 받았다. 승효상 교수는 ‘비움의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건축철학으로 40년간 건축가로 활동하면서 솔거미술관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베이징 장성호텔, 아부다비 문화지구 전시관, 쿠알라룸푸르 복합빌딩 등을 디자인했다. 이다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