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일출 명소 경주로 떠나는 해돋이 여행

2020년 특별한 첫 해돋이를 맞이하고 싶다면 천년고도 경주로

감포송대말 일출 (1)문무대왕암 일출 (2)양남주상절리 일출 (2)

해돋이 명소 중에서 가장 길한 곳을 찾는다면 당연히 경주 동해바다이다. 1400여년전,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대왕암부터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주상절리, 개항 100주년을 앞둔 감포항 송대말 등대와 신라천년 호국의 영산 토함산까지 오랜 세월 조상들의 간절한 마음이 켜켜이 쌓여있는 뜻깊은 곳들이다.

동해에 잠든 해룡과 함께, 문무대왕암

양북면 봉길 해변에 있는 대왕암의 일출은 한마디로 일품이다. 대왕암은 삼국통일을 이룩한 신라 제30대 문무왕의 수중릉이다. 죽어서까지 해룡이 돼 나라를 지키려 한 문무대왕의 비장한 각오가 느껴지는 곳이다. 바다 가득한 해무를 헤치고 떠오르는 붉은 태양과 수중릉을 비상하는 갈매기의 군무를 볼 수 있어 전국 최고의 일출 명소로 손색이 없다.

봉길리 앞바다에는 매년 새해의 희망을 전하는 해맞이 축제가 열린다. 오는 31일부터 1박2일간 열리는 ‘신년해룡축제’는 7080라이브 공연과 축하공연, 2020년 카운트다운 등 전야제와 새해 퍼포먼스, 문무대왕과 신년을 기리는 시 낭송, 문무대왕을 부르고 모시는 의식, 용의 비상 연출, 창작연과 묘기연의 시연, 떡국나눔 등 축제로 이어진다.

해맞이 후에는 인근의 이견대와 감은사지를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멀리 대왕암을 내려다보는 이견대는 문무왕의 대를 이은 신문왕이 세상을 구하고 평화롭게 할 수 있는 옥대와 만파식적이라는 피리를 받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여기서 내륙 쪽으로 5분여 들어가면 감은사지가 있다. 2개의 거대한 삼층석탑은 그 웅장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절묘한 비례의 아름다움으로 보는 이들의 찬사를 자아내기 충분하다.

탁 트인 바다와 어우러진 천혜의 비경, 양남 주상절리

경주 동해바다에도 주상절리가 있다.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된 경주 양남 주상절리는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의 해안을 따라 약 1.5㎞에 걸쳐 형성돼 있으며, 꽃봉우리 모양, 위로 솟은 모양, 기울어진 모양 등 다양한 모양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수평으로 넓게 퍼진 부채꼴 모양 절리가 압권이다.

탁 트인 바다와 어우러져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주상절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신비스러우며, 떠오르는 해와 함께 펼쳐지는 절경을 담기 위해 많은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이 찾고 있다. 주상절리 조망타워 주변으로 바다향이 물신 풍기는 파도소리길, 읍천항 벽화마을이 있어 해돋이의 운치를 한층 더 한다.

또한 지역 주민들이 주관하는 주상절리 해맞이 행사가 주상절리 조망타워 앞 광장에서 열리며 주상절리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떡국 나눔 행사도 실시한다. 새해 소원도 빌고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오래 기억될 소중한 추억도 만들 수 있다.

동해의 아름다운 일출 명소, 감포 송대말

감포항 인근의 송대말(松臺末)은 소나무가 많은 육지 끝 부분이라는 뜻으로 일출과 일몰이 모두 절경을 나타내는 곳으로 사진 찍기 좋은 출사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형상화한 송대말 등대가 아름드리 소나무 숲과 시원하게 펼쳐진 동해바다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일출 풍경을 연출한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일출 풍경에 해안 가까이 위치한 갓바위와 무인등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송대말과 가까운 감포항 남방파제에서는 감포읍 새마을회 주관으로 해맞이행사가 열린다. 새해 아침 오전 6시부터 따뜻한 떡국과 어묵, 커피 등을 해맞이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파도가 쉼 없이 밀려드는 방파제에 서면 탁 트인 시야 아래 하늘과 맞닿은 검푸른 바다 빛 위로 떠오르는 황홀한 일출을 경험할 수 있다.

해돋이가 끝난다고 여행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바다와 항구의 생동감, 그리고 골목골목 마다 다소곳이 이야기를 숨기고 있는 감포 깍지길도 빠질 수 없다. 특히 4구간 ‘해국길’은 옛 골목의 정취를 간직한 길이다. 이름처럼 골목 벽마다 그려진 색깔이며 모양이 다른 해국을 보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라 천년 호국의 영산, 토함산

불국사와 석굴암을 껴안고 있는 신라 천년 호국의 영산, 토함산에서의 해맞이는 예부터 우리나라 팔경의 하나로 손꼽혀왔던 절경 중 하나로 일출 명소답게 동해안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토함산이라는 명칭은 산이 바다 쪽에서 밀려오는 안개와 구름을 들이마시고 토해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수없이 이어진 산 봉오리에 옅은 운무가 끼면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고, 때로는 수평선 멀리 운무가 깔려 하늘 끝에 닿기도 하며, 동해의 푸른 물결이 손짓해 부를 만큼 가까이서 출렁이기도 한다. 바다가 끓어오르듯 붉은 구름을 피워 올리다가 순식간에 솟구치는 해돋이는 일생에 꼭 한 번쯤은 가져 볼 만한 경험이다. 구효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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