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협 경주시의원 5분자유발언
정부의 원전정책에대한 시, 의회, 시민 강력대응
이동협 경주시 의원 (국책사업추진 및 원전특별위원장)은 13일 제235회 경주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정부의 원자력정책에 대한 경주시의 안일한 대응방안을 지적하고 특단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먼저 5분 자유발언을 승낙해 주신 윤병길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본 의원은 탈원전 정부의 정책적인 기조에 따른‘경주시의회’의 역할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앞서 6.13지방선거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 시민들의 성원으로 당선되신 의원님 한 분 한 분께도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 축하드립니다.
우리 경주는 유일하게 고준위핵폐기물 건식저장시설과 중ㆍ저준위방폐장 그리고 중수원자로인 월성1호기에서 4호기까지 4기와 경수로 타입인 신월성 1~2호기까지 원자력산업으로는 ‘원자력백화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동경주권에 집약되어 있는 게 사실입니다.
더구나 경주는 9.12지진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뇌리에 지진 도시로 낙인찍힌 데다 온갖 원자력산업까지 더 해져 경주시민들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오늘도 생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2004년 12월, ‘제253차 원자력위원회’는 2016년까지 고준위 방폐물 처리를 위한 중간저장시설을 설치하기로 한 결정을 재확인하면서 사용후 핵연료는 2016년까지만 각 원전 부지 내에서 관리하기로 의결했습니다.
또한 2005년 3월,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동법 제18조에 ‘사용후 핵연료의 관련시설은 유치지역에 건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 11월, 중․저준위방폐장 부지 선정 찬․반 주민투표를 앞두고 산자부장관이 경주를 방문하여‘2016년까지 고준위방폐물을 반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여기 계시는 분들 모두 잘 알고 계시지만 당시 정부는‘유치지역 지원사업, 연관기업과 공공기관 이전’등의 온갖 당근책을 마구 쏟아내었고, 국책사업유치 추진단과 한수원 간부들은 <더 위험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은 다른 지역으로 보내고, 안전한 중․저준위 수거물이 들어온다>는 홍보물을 엄청나게 뿌리고 다녔습니다.
그랬기에 경주시민들은 정부와 한수원의 이러한 약속들을 철석같이 믿고 89.5%라는 경이적인 찬성률로 방폐장을 유치했습니다. 하지만 방폐장을 유치한지 11여년이 흘렀지만, 당시에 약속한 사항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경주시민들은 계속 배신감과 허탈감에 사로잡혀 있는게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참여정부의 적통을 이었다고 자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했으므로 당시의 사안들에 대해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고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이행하기 전에 경주시민들과의 약속을 이행해야 합니다.
첫째, ‘2016년까지 사용후 핵연료를 반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하여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이에 대한 대안 제시와 보상 방안을 내놔야 할 것입니다.
둘째, 방폐장 유치로 인한 유치지역 지원사업이 아직도 지지부진하고, 경제적 시너지 효과 또한 미흡합니다. 지원사업비도 4조원 이상 깎였고, 이행률도 5~60%정도에 불과하니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방폐장 유치 때 한수원 본사와 동반 이전하기로 약속한 협력업체는, 두산중공업의 ‘원자력 분야 본사’를 위시해 한국정수(주), 한전기공, 코센, 한전 KDN, 한전전력기술 등 6개 회사와 함께 원자력 교육원과 방사선보건연구원 분원, 방사선 활용 실증단지 등의 공공기관 이전도 당초 약속한 사항이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한수원 연관기업과 기관들의 이전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공론화’에 대한 부분도 재 공론화를 굳이 해야 한다면 대신, 재공론화로 인해 당초 계획된 ‘2035년 중간저장시설 운영, 2053년 영구처분시설 운영’등의 핵심 로드맵이 결코 연기되면 안 될 것입니다.
제일 중요한 부분에 있어 정부가 확정한 ‘고준위관리법안’중 경주지역의 의견이 반영된 내용들이 재 공론화로 인해 변경되거나 삭제되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언젠가부터 정부는 경주를‘상대하기 만만한 도시’로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가 바보여서 정부 정책에 협조해 온 것은 절대 아닙니다.
‘신라 천년의 수도’라는 자긍심과 영광 때문에 여태껏 생떼를 쓰지 않고 가급적 국책사업을 수용해 온 것입니다. 하지만 그 대가가 약속 이행이 아니라 ‘업신여김’이라는 것을 이제 우리 모두 알아야 합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 경주는‘원자력산업의 희생양’이 될 수 없음을 결연하게 밝히고 정부의 명확한 답변과 적절한 대책이 없으면, 우리 경주시민들과 여기에 계시는 의원님들의 힘을 모을 때가 왔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경주의 새로운 천년을 위해 소통하고 화합해야 할 것입니다. 또 다시 민민간의 갈등으로 동서가 나뉘고 의회의 의견과 집행부의 의견이 상충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대승적인 판단과 결정으로 화합하는 경주로 새로운 천년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윤병길 의장님 그리고 동료의원 여러분!
원전문제에 있어 찬성이냐? 반대냐? 등의 흑백논리를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경주는 이미 원자로가 6기에, 고준위, 중저준위 핵폐기물이 이미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지만 정부는 앞서 말씀드린 내용에도 포함이 되어 있듯이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원자력정책이 바뀐다면 시민과 경주시 행정은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우리 시민들은 여전하게 이곳 경주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제 경주시의회에서 나서야 할 때입니다. 행정과 의회의 하나된 모습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의회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구효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