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후에 문화교류행사, 정전 속 공연 살린 기적의 대반전
자매도시 결연 10주년 맞아 두 도시 상호 이해와 관심, 우의와 교류 한층 넓어져
“한국과 베트남, 경주와 후에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불빛을 보았습니다”
지난 11일 개막한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이 연일 베트남을 뜨겁게 달구는 가운데, 14일 후에시에서 열린 ‘경주-후에 문화교류행사’에 베트남 현지의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엑스포 개최를 축하하고 경주시와 후에시의 자매도시 결연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날 문화교류행사는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양 도시 관계자와 후에시민 5천여명이 후에성 문화정보센터 공연장을 가득 메운 채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이때 공연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공연장의 조명이 모두 꺼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폭우와 번개로 인해 정전이 발생한 것이었다. 어수선한 분위기도 잠시 관람석에서 하나둘 휴대폰 조명이 켜지며 극적인 대반전이 시작됐다.
수천명의 공연관람자들이 일제히 핸드폰 카메라로 무대를 비추자 공연단도 열정적인 공연을 이어갔으며, 약 5분여 뒤 다시 조명이 다시 켜지자 관객들 모두가 환호성을 외치며 공연장은 감동과 열광의 도가니로 휩싸였다.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양국의 국민들이 난관을 힘을 모아 헤쳐나가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하면서, 현지에서도 ‘공연을 살린 기적의 핸드폰 조명’, ‘후에를 밝힌 기적의 빛’, ‘양국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불빛’ 등 찬사가 쏟아졌다.
한편 이날 문화교류행사는 경주시를 대표하는 신라고취대의 연주 ‘행여락’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 잡으며 무대의 막을 열었으며, 이어 모듬북 공연, 국악관현악, 판굿과 비보잉을 비롯해 베트남과의 합동공연인 사자춤과 전통의상 패션쇼 등 축하공연이 한류 열풍 못지 않은 열기속에 치러졌다.
응우엔 반 탄 후에시장은 “멀리 형제의 나라 대한민국 경주에서 문화교류 행사를 위해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신 최양식 경주시장과 박승직 시의장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경주시의 방문은 두 도시의 공통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문화교류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기회를 가졌으며, 앞으로도 후에시를 고향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양식 시장은 “베트남은 오래전부터 유교문화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어 한국과 닮은 점이 많은 형제의 나라로, 어른을 공경하고 예의를 중시하는 등 공통점이 많아 친근감과 동질감을 느끼며, 후에시장님이 늘 말씀하신 형제애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며, “이번 문화교류 행사가 자매결연 10주년을 맞아 서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의 폭을 더욱 넓히고, 두 도시간의 우의와 교류를 한층 더 증진시키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고 밝혔다. 구효관 기자